슬로푸드 본 고장,

이탈리아를 가다

그녀는 수줍다. 자신을 표현하는 말에 부끄러운 듯 다소곳하다. 그러나 그녀가 사랑스러운 이유는 내일의 변화를 위해 올바름으로 사람을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한때 멋진 푸드스타일리스트였다. 멋진 패션 잡지와 음식 잡지에 올라오는 품격 있고 고급스러우며 우아한 음식 사진들, 눈으로 보아도 먹고 싶은 충동을 느낄 수 있도록 그녀는 음식을 하나의 뛰어난 패션 소품으로 만드는 뛰어난 재주가 있었다.

하지만 음식을 시각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음식 자체의 고유한 특성을 잃어버릴 때가 많이 있었다. 촬영을 위해 보기 좋은 음식을 꾸미다 보면 결국 먹지 못하는 음식을 꾸미게 되거나 음식을 버려야만 했다. 그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항상 가슴 설레는 일을 좇아서 해온 만큼 조금 더 건강한 먹거리에 설레는 관심을 두고 슬로푸드 본 고장 이탈리아의 국제슬로푸드협회가 설립한 미식과학대학에서 2년 간 슬로푸드를 공부하고 경험했다.

그곳에서 만난 대다수 사람과 친구들은 지속 가능한 먹거리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이탈리아에서 만난 먹거리 생산자들은 그녀에게 많은 영감과 새로운 생각을 불어넣어 주었다.

“한국에서 음식 교육 공부를 하면 음식 영양이라든지 식품공학 조리 정도를 배울 수 있는데 미식과학대학에서는 먹거리가 우리 주변에 사회 현상의 문제들과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를 말해줘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환경문제와 음식, 그리고 경제문제와 사회문제 등은 우리 먹거리와 다 연관이 되어 있어요. 2년 동안 공부하면서 이탈리아가 생산자부터 소비자까지 음식 문화 수준이 높은 이유는 그 동안 식문화개선 운동이 있어 왔어요. 소비자들이 더욱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음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건강한 음식 교육은 생산자가 함부로 음식을 생산하지 않도록 만들어요. 부족한 음식에 대한 이해를 도와 더욱 질 높은 생산품을 생산할 수 있는 교육이 이탈리아 음식 문화의 발전에 핵심이죠”

가치 있는 행동으로

식생활을 바꾼다

슬로푸드 교육에 상당히 가치를 느낀 그녀는 누군가 해야 한다면 자신이 한번 해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한국에 돌아와 소비자들의 음식 선택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좋은 먹거리를 교육하는 푸듀케이터 라는 직업을 만들었다. 처음 식생활 교육에 대해 생소했던 사람들도 어느덧 그녀의 슬로푸드 철학이 밑바탕 되어 설립된 푸드포체인지에서 푸듀케이터 전문강사가 되어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먹거리 교육을 진행 중이다.

아이들의 식습관은 평생 가기 때문에 초등학교에서도 음식 교육을 많이 하고 있다. 특히 맞벌이 부부는 바쁜 일과로 아이들에게 건강한 식단을 제공하기 어려워 외부 강연 시 인스턴트 음식을 고르더라도 조리된 가공식품이 어떤 과정을 통해 조리되는지 알 수 있도록 강의하여 조금은 덜 가공된 음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

언제나 그녀는 교육을 통해 지속가능한 먹거리는 모든 재배 과정이 지구에 좋으면 다른 사람에게도 이로운 먹거리가 됨을 강조한다. 생산자가 땅의 지속성을 생각한 토양에서 풍성해진 먹거리는 소비되는 과정에서 환경의 오염을 최소화시켜 지속가능한 먹거리가 된다.

푸드 포 체인지,

변화되는 아이들

그녀가 언제나 지향하는 슬로푸드는 제철에 난 음식을 잘 골라서 먹는 것이다. 제철 음식은 알맞은 자연환경에서 잘 자라는 음식들이기에 몸에 좋은 음식이다. 자녀들에게도 제철에 나온 먹거리를 사다가 최소한의 조리 방법으로 조리해 주며 음식을 먹는 시간 동안 이 음식이 얼마나 맛있고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지 느끼게 해주기 위해 큰 노력을 하고 있다.

“아이들은 지금 자기 먹거리를 자기가 선택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부모님이 해준 음식들을 주로 먹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이들도 언젠가 성장해서 자기 먹거리를 선택하는 음식 소비자로 성장을 할 때 음식에 관련된 건강한 식습관이 형성되면 자연의 맛에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맛있다, 맛없다는 그 맛이 나에게 익숙한가 아닌가의 차이에요. 지속적으로 나한테 노출되는 맛은 맛있다고 느껴지는데 자극적이고 본능적인 맛에 누구나 입맛이 가게 됩니다. 그것들은 교육에 의해 바뀔 수 있어요. 아이들에게 자연의 맛도 즐겁고 맛있는 음식이라는 것을 경험 시켜 주면 돼요”

교육 현장에 가면 아이들은 이미 달고 짠 음식에 익숙해져 있다. 아이들이 흥미를 갖는 다양한 레크리에이션과 스토리텔링 방법으로 자연에서 온 먹거리를 이야기해주면 어느새 천연덕스럽게 그동안 먹지 않았던 다양한 채소에 관심을 갖고 절대로 먹거나 시도하지 않았던 자연 재료들을 즐겁게 먹는다.

당근을 절대로 입에도 대지 않았던 아이는 당근을 맛있게 먹는 아이가 되고, 음료수를 좋아했던 아이는 왜 물을 먹어야 하는지에 대해 배우고 나서 음료수 대신 물을 먹겠다며 아이들의 식습관이 점차 올바르게 바뀌어 간다.

텃밭 교육이 있는 날에 아이들은 텃밭에서 직접 수확한 채소들을 가지고 요리를 한다. 여름철에 애호박하고 가지로 피자를 만들었을 때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밀가루 도우가 아닌 애호박하고 가지를 동그랗게 옆으로 썰어서 피자 도우로 만들고 그 위에 토마토소스와 피자치즈도 올려 구워서 피자를 만들었다. 가지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애호박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모두 먹거리에 대한 좋은 경험으로 자연 음식에 더욱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자연 먹거리를

지켜가다

국내 처음으로 푸듀케이터라는 새로운 직업으로 활동했던 그녀는 사람들이 요즘 자연 먹거리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바빠졌다. 올해는 서울시 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먹거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맛 혁신파크에서 ‘어린이 맛 콘서트’를 진행하여 밥상에 올려지지만 우리가 잘 모르고 먹었던 것들에 대한 프로그램을 운영했었다. 건강한 술 문화를 만들기 위해 개인이 직접 빚어서 자연발효 시켜 먹을 수 있는 술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처음 슬로푸드에 대해 관심을 갖고 건강한 먹거리를 찾아 나갔던 그녀의 올바른 행동은 이제 서서히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조금씩 아이들의 식문화가 개선되고, 더 올바른 친환경 먹거리를 선택하려는 사람들이 그녀의 교육을 즐겨 찾는다.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도 자신의 두 번째 직업으로 푸듀케이터 직업에 관심을 가져 교육 후 푸듀케이터 활동으로 보람을 느끼고 있다. 그녀의 작은 바람은 언제나 건강한 음식을 선택하고 즐겁게 먹고 음미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슬로푸드 전문가 '노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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