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디자인은

자신의 고유성에 있다

이 첫 시작은 질문에서 시작된다. 질문은 새로움으로 가는 길을 열어준다. 다양한 아이디어의 물음에 대답하며 풀어가는 과정에서 추론적 사고의 양이 많아져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낼 힘이 생긴다.

이 질문의 힘에 대해 누구보다 확실히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최연소 파슨스디자인스쿨 교수였고 해외 유명 브랜드의 디자인을 진행했고 현재는 나눔디자이너로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이자 ID+IM 디자인 연구소를 이끄는 배상민 교수다.

그의 디자인연구소 ID+IM도 딱 배상민 교수와 닮았다. 디자인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고 싶었던 그의 디자인 철학은 ‘I Design therefore I am 나는 디자인한다. 고로 존재한다’이다. 이것은 자신의 디자인에 대한 물음의 결과이자 상업적으로 왜곡된 디자인 근본을 회복시키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그는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디자인의 본질이 기업을 위한 좋은 디자인으로 왜곡되는 모습을 바꾸고자 했다. 원래 디자인의 본질은 자기만족이 아닌 사용자의 만족을 위해 노력하는 이타적 행동인 까닭이다. 그는 자신의 디자인 철학의 핵심에 데카르트의 철학적 방법론을 적용하여 ‘I dream therefore I am, I design therefore I am, I donate therefore I am’. 나는 꿈꾸고 그 꿈을 디자인하여 기부한다는 가치로 확장하였다.

2005년부터 나눔디자인에 공감한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졸업생과 디자이너들은 매년 기부형 상품을 꾸준히 디자인하여 판매된 전액은 결손가정 아이들에게 장학금으로 기부하고 있다.

탁월한 재능을

돈을 버는데 쓰지 않는다

2010년 디자인상을 받은 LOVE POT(러브팟)은 당시 가습기 이슈가 있을 때 “3시간 이상 물이 고여 있으면 박테리아가 생겨 해롭기 때문에 천연 가습기로 바꿀 수 없을까”라는 그의 디자인저널 메모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 전기를 쓰지 않기 위해 천연 가습기를 생각하고, 가습기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면 10장 정도 흡수되는 펠트로 종이를 이용했다. 최대한 가습 효과를 내기 위해 입체적인 종이 구조의 환기통을 만들었다. 화분에 아로마 향을 넣으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천연 가습기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완성된 제품으로 끝났으면 해외에서 인정받는 제품은 될 수 없었다. LOVE POT(러브팟)은 일반 제품과 달리 화분과 하트에 상징적인 스토리가 담겨 있다.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꽃에 물을 주어야 하는데 이때 물을 주는 행위는 “꽃을 키우는 마음처럼 나눔도 가꿀 수 있는” 메시지가 담겨 나눔의 가치를 실현해 준다. 판매된 모든 금액은 기부가 되어 공유 가치를 창조하는 CSV(Creating Shared Value) 제품이 되기 때문에 해외에서 인정을 받았다.

이 제품은 디자인의 본질을 담고자 만든 그의 ID+IM 연구소의 사회공헌제품이다. 연구소는 세계 최고 디자이너들의 탁월한 재능을 돈 버는 일에 쓰지 않는다. 정말로 필요한 사람들, 부족한 사람들,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해 재능을 쓰자는 모토로 3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매년 ID+IM 연구소는 자비로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프로젝트 제품을 개발한다. 나눔프로젝트 1차 판매 금액은 전부 국내 장학금으로 기부된다. 2차 제품 주문이 들어오면 제조 금액을 뺀 금액 전부를 기부하고 있다. 공유가치를 창조하는 CSV 프로젝트는 기업의 사회적 참여를 도울 수 있는 윤리적 상품을 디자인하여 기업에 제공한다. 씨앗 프로젝트인 시드프로젝트는 제3세계 빈민국 사람들이 독립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초 인프라 구축을 돕고 있다.

아이디어 원천은

디자인 저널북

그는 스물 두 살 유학 시절에 스타벅스에서 앉아 자신만의 디자인저널 북을 쓰기 시작했다. 자신이 스타벅스 총괄 디자이너라면 어떤 디자인을 할 것인가에 대한 아이디어 기록이 디자인저널 북의 첫 시작이었다. 그때부터 계속된 아이디어는 그의 디자인 원천이며 디자인에 대한 깊이 있는 자기 성찰의 기록물이 되었다.

이 모든 기록의 과정을 그는 머리에 플랜팅 시킨다고 말한다. “제가 디자이너로 하루에 한 문제만 고민해도 1년이 되면 365개가 돼요. 학생 때는 시간이 많아 하루에 스무 개 이상 디자인 고민을 기록해 놓았어요. 10년 정도 넘어가니까 디자인 아이디어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자신만의 디자인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해외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함께 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따라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디자인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디자인저널 북을 적을 때마다 지금의 디자인을 더 나은 디자인으로 만들 수 없을까? 라는 질문에 대답한 결과였다. 아무리 유명한 해외 디자이너와 함께 작업해도 자신의 디자인을 확실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아이디어 기록과 함께하는

ID+IM 연구소

그는 기록을 적지 않으면 남들을 따라 하게 된다고 한다. “자신의 디자인 기록이 필요해요. 디자인아이디어를 적지 않으면 10년이 지나도 자기 것을 하지 못해요. 그래서 똑같은 경험을 했는데도 자기만의 관점으로 그것을 기록하고 안 하고 차이가 나만의 디자인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결과를 가져옵니다. 모든 것이 자기 책임이고 잘 되도 남에게 욕을 먹어도 내 책임이라는 생각이 들면 기록에 대해 신중해질 수밖에 없어요.”

그는 이런 자세로 자신의 디자인저널 북에 디자인 아이디어를 기록해 가면서 그동안 좋은 디자인의 본질을 탐색해 왔다. 디자인 본질 자체에 나눔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나눔디자인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도 판매실적이 많은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라는 자본주의 사회의 편견을 깨기 위해 디자인에 나눔을 붙인 것이다.

디자인저널 아이디어 북에서 나온 나눔디자인 철학은 디자인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론이 되어 훌륭한 디자이너들이 경제적 이유로 하지 못했던 ‘사람의 행복’을 위한 디자인을 ID+IM 연구소 직원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해외에서는 대한민국을 삼풍 백화점 사고와 성수대교가 무너진 나라로 기억되었던 시절, 뉴욕 최고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꿈으로 그는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가 되었다. 지금의 꿈은 ID+IM 연구소를 통해 세계 최고 사회공헌디자인 제품을 만들고 개인적으로는 제3세계 국가의 기초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왔던 시드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하여 현지에서 지역 환경을 개선하는 디자인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디자인 학교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그의 진중한 철학적 사색을 통해 시작된 그의 철학은 이제 “나는 행동한다. 고로 나눔디자인은 존재한다.”는 행동원칙이 되어 나눔이 필요한 올바른 곳에 전해지고 있다.

나눔디자이너, '배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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