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리티?!

TV에서 한 인기 오락 프로그램을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인데도 불구하고 매 장면마다 영화나 음악 등 다른 작품들을 가져와서 그 부분을 돋보이게 하려고 연출하였다. 심지어 음악이 매 장면마다 변해서 5분에 음악이 3가지 이상이 들어가기도 했다.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고 쓴 것이겠지만, 그 오락 프로그램을 위해 사용된 영화의 가치가 퇴색된 느낌이 들었다. 그 영화는 작품성도 있고, 깊은 여운을 줄 만큼 좋은 영화였는데 이 오락 프로에서 몇 초 비춰지는 걸로 뭔가 불필요한 데까지 의미 없이 마구 사용된 듯했다.

그리고 이런 과한 연출들은 오히려 리얼리티만의 느낌도 사라지게 만들었다. 연예인은 자신을 포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마음도 들었다. 그냥 있는 그대로, 날 것의 느낌으로 사랑받아 선 안 되는 것일까?

사회생활에서도 그렇다. 포커페이스를 잘 하고, 직장 상사에게 잘 보이는 법을 잘 아는 직원은 사회생활을 잘한다고 하여 혜택을 받기도 한다. 누군가를 좋아하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다 내보이지 않고 밀당을 잘하는 것이 연애를 잘한다고 비춰지기도 한다. 또 자신을 너무 드러내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기 힘든 바보이고, 속기 쉬운 요즘 말로 호구 잡히는 스타일이라고들 이야기한다.

정말 이 사람들이 인생을 너무 착하게, 잘못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그 기준은 누가, 왜 그렇게 정해버린 걸까. 처음부터 포장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었다면, 누구나 진실을 얘기하고 솔직한 것이 미덕인 세상이라면 빈말은 절대 못하고, 자신을 꾸미지 못하는 이들이 오히려 칭찬을 받고, 행복하게 살았을 것이다.

누군가를 믿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어느 날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거나 이용당해본 사람이라면 다시 쉽게 누군가를 믿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 돼 버린다. 남을 신뢰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에 서로 감정을 숨기고, 마음을 다 보여주지 않고, 끊임없이 의심하고 겪는 과정을 통해 판단하려고 한다. 물론 세상에는 거짓말쟁이가 많다. 남의 마음을 이용하는 나쁜 사람도 많다. 아무나 믿지 않는 것은 현명한 자세이다. 하지만 누군가를 의심하고 재 봐야 아는 신경전이 반복되는 세상을 살아가는 것도 지겹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나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을 때, 솔직하게 보여줬을 때, 포장하지 않았을 때 사람들은 그 사람에게 더 호감을 보였다. 남을 속이는 것이 쉽다고 말하는 사람보다 조금 서툴고 어색해도 진심을 이야기하는 사람에게 더 끌렸다. 그건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에 인간적인 부분에 더 매력을 느껴서이다. 어떻게 사람이 기계처럼 완벽한 모습만 보일 수 있겠는가? 또한, 사람들은 그 사람이 하는 말투나 표정에서 이 사람이 거짓으로 잘해주는지, 진심으로 날 생각해주는지도 느낄 수 있다. 마음은 전해지는 법이라는 옛말은 늘 유효한가 보다. 가식적인 사람을 싫어하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앞에서는 착하게 굴면서, 사람 좋은 척은 다하면서 알고 보니 저 너머에서 해를 끼치고 있었다면 오만 정이 다 떨어진다. 아무리 포장해도 진실은 감출 수 없고 결국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진심으로

다가가길..

누군가와 친해지기를 원한다면, 먼저 손을 내밀고,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내보여주는 것부터 시작하기를 바란다. 거기서 상대도 안심하고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좋은 모습만 보이려고 하고, 힘든 일도 내색을 하지 않고 괜찮은 척하고, 속마음이나 감정을 숨긴다면 오히려 멀게 느껴질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는 것 자체로 당신은 이미 좋은 사람인 것이다.

진짜 나쁜 사람은 눈도 깜짝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속이고 거짓말을 한다. 안 좋은 영향을 끼치면서도 그것마저 그럴듯하게 거품처럼 부풀려 좋게 포장한다. 이런 나쁜 유형의 사람에게 또 당할까 봐 걱정해서 자신을 숨길 필요도 없다. 이들을 먼저 꿰뚫어보는 분별력을 기르면 된다. 분별력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가지게 됐을 때 저절로 생긴다. 이를 위해선 다양한 고전, 인문학 책도 읽고, 칼럼도 읽고, 혼자 사색도 하고, 많은 시간의 노력과 경험이 필요하다. 그럼 이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아니라고 말하고 미리 거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몰라,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해서 전전긍긍했던 시간을 넘어 날 것의 나라는 사람 자체를 보여줄 수 있을 때, 진짜 나 자신을 찾게 될 것이고 어떤 포장을 걸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짜릿한 자유로움을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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