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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공간

삶은 진행 중이다. 브레이크를 밟아 멈출 수가 없다. 앞차와 뒤차에 낀 상황 때문에 이리 채이고 저리 채이며 내몰리다 지친다. 사는 게 바쁠수록 마음에 여유를 줄 책 한 권 읽기도 힘들다. 책을 펼쳐도 여유 없이 꽉 찬 생각들로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럴 때 떠나보자.

답답한 사무실의 칸막이를 버리고, 회색 시멘트 지붕을 벗어나 보자. 무거움은 잠시 내려놓고 인생의 지혜를 얻기 위해 이곳으로 가보자. 홀가분한 마음으로 눈이 와도 비가 와도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바라보며 자신의 인생에 답을 찾는 일이 오히려 한 권의 책에 담긴 지혜보다 소중할지도 모른다. 이곳에 있는 책은 어쩌면 그냥 덤일 수도 있다.

자연을 벗삼아

지혜를 담다

인왕산 자락을 등지고 옛 한옥의 정취 속 고요히 있는 청운문학도서관은 자연적 풍경이 뛰어난 도서관이다. 책 읽기에 가장 좋은 계절인 가을도 한 계절 정취를 뽐내지만 봄이 오면 봄바람을 맞으며 책장을 넘기고, 비가 오면 추적추적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는 것도 큰 감흥을 준다. 자연 속에서 책 속의 한 줄이 주는 감동을 느끼는 것은 과거 선비들이 자연을 벗 삼아 지혜를 얻었던 그 순간과 같다.

1만 7천 권 이상의 도서는 대부분 시, 수필, 소설 등 문학 도서다. 수많은 작가들의 삶에 대한 통찰력이 담긴 작품 속에서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적 같은 새로운 책을 만날 수 있다. 나를 알고 나만의 인생 설계 시간을 갖기에 충분한 장소다. 새로운 것을 준비하기 위한 사색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이곳만큼 좋은 곳은 없을 듯하다.

벗삼아

사색에 빠져 있다가 잠시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동네 산책을 하듯 떠나면 뜻밖의 장소를 만날 수 있다. 청운문학도서관에 10분 내외에 윤동주 언덕과 윤동주 문학관이 있기 때문이다. 43년 독립운동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45년 29살에 사망한 윤동주 시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1년 이상 절필했던 윤동주 시인의 시 ‘팔복’에는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영원히 슬플 것이오.’라는 시대적 아픔과 절망이 담겨있다. 민족의 치욕적 수난 앞에 침묵하던 신에게 깊은 절망과 번민을 느끼면서도 기독교인으로서의 굳은 의지를 놓지 않았던 윤동주 시인의 시 세계를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

다양한

인문학 프로그램

그동안 삶에 지쳐서 인문학적 소양을 넓히고 싶다면 청운문학도서관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인문학 프로그램들도 있다. 한옥채 창작 1실에서는 유종인 시인의 인문학 프로그램인 ‘조선 그림 읽기의 즐거움, 삶의 발견이 있는 시 창작의 즐거움, 장자로 읽는 생각의 즐거움’이라는 인문학 프로그램이 작년 5월 말까지 진행되었다.

작년 6월 1일 개강 되어 7월까지 이어졌던 ‘안평대군 평전 완독 클럽-몽유도원도와 영혼의 빛’ 이라는 프로그램도 있다. 완독 클럽은 한 권의 책을 깊게 이해하고 참여자의 능동적인 질문으로 이루어지는 강좌 형식으로 운영되었다. 이번 강좌는 시문과 문헌에 담긴 안평대군의 자료를 수집해 25년간 1,200페이지 분량의 내용을 집필하신 고려대학교 한문학과 심경호 교수님의 진행으로 이루어졌다.

청운문학도서관에서 학부모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청운까치서당’ 2학기는 8월 25일 개강했다. 총 8회~10회 정도 운영되는 청운까치서당은 소학, 논어 등 지혜가 담긴 고전을 배우고 우리의 전통놀이와 체험학습, 예절 교실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들의 인성을 키우는 청운문학도서관의 대표 교육 프로그램이다.

수많은 책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자기계발 서적 중 자존감에 관한 책이 무척 많다. 이 중 나에게 꼭 맞는 인생 책을 찾을 수 있도록 ‘내 인생에서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도서전이 청운문학도서관에서 열렸다.

책을 읽으려는 사람들에게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하나의 길잡이가 될 수 있는 도서전이다. 독서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독서법에 관련된 다양한 책 중 고전 읽기에 관한 책,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책, 독서에 새로운 관점을 소개하는 책 등 책 읽는 법에 관한 도서 총 15권을 새로이 선정하여 전시했다.

삶이 바쁠수록 인생에 영원한 지식이 될 좋은 책을 만나 평생 지혜의 원천으로 삼아보는 건 어떨까. 청운문학도서관에 가면 지혜가 담긴 책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든다.

또 다른 쉼이 있는 그곳, '청운문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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