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듀오

국가의 역사는 영원할 수 없었다. 한 국가의 사라짐과 함께 클래식의 역사도 영원하지 않다. 단지 클래식을 사랑하는 음악가의 영혼만 영원할 뿐이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시작된 예술 중 현대와 맥을 잇고 있는 예술 장르는 클래식뿐이다. 계몽주의 토대에서 시민계급 지위가 향상하여 19세기 유럽 중심으로 확대된 클래식이 지금까지 올 수 있던 것은 연주가들이 음악의 역사적 맥락을 꾸준히 해석하여 이어온 것이다.

클래식으로 세계에서 인정받기 위해 음악에 대한 천부적 재능도 중요하지만, 곡의 풍부한 해석이 없으면 인정받기 어려운 세계가 클래식이다. 13년 로마국제콩쿠르 2위, 15년 ARD 국제 콩쿠르 2위. 같은 해 몬테카를로 콩쿠르 1위, 17년 슈베르트 콩쿠르 우승까지 피아노 듀오로 콩쿠르 대회를 휩쓴 신박피아노듀오 신미정(38), 박상욱(28) 피아니스트가 있다.

3년 전 만해도 피아노 듀오 연주는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매년 한국에서 피아노 듀오 공연을 하면서 신박피아노듀오는 국내 클래식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많은 관객이 이들의 연주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가진 음악에 대한 간절함과 행복감이 피아노 연주에 실려 관객의 마음을 울렸기 때문이다.

언제나 연주가 끝나면 관객들은 밝고 힘찬 연주에 박수를 보내며 이들의 밝고 희망찬 피아노 연주의 에너지가 어디서 나오는지 항상 궁금 했었다. 이들의 희망찬 연주는 힘든 시기에도 포기하지 않고 피아노 연주를 하고 싶었던 간절한 마음에서 울리는 멜로디에서 시작되었다.

슬픈 음악으로 끝나면

희망은 없다

그녀는 연주를 위해 우울함도 슬픔도 희망도 연주한다. 그러나 단 한 번도 희망 없는 피아노 연주를 한 적은 없다. 곡을 연주하기 위해 언제나 음악을 연구하고 느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슬프고 우울한 감정에 공감해야 한다. 하지만 그녀가 피아노 연주를 할 때는 그 슬픔을 넘어 자신이 어떤 소망을 가질 것인가에 대해 항상 스스로 메시지를 찾아 피아노 연주로 표현했었다. 절망을 음악적으로 승화시켰던 긍정의 힘은 불의 사고도 희망으로 극복하게 해준 힘이 되었다.

어느 날 해외 이동 중 무거움 짐을 옮기던 그녀는 손의 인대가 늘어났다. 낯선 해외에서 치료할 병원을 찾지 못해 며칠 휴식을 취하고 다시 피아노를 연주했었다. 그 순간 피아노 연주를 무리해 손과 손가락이 아픈 것을 넘어 움직일 수조차 없어 홀로 급한 마음으로 한국에 돌아와야 했다.

한국에서 치료를 했을 때는 이미 아픈 손가락이 스스로 견디기 위해 손가락 안에 결석이 생겨 더 이상 구부릴 수가 없게 되었다. 살짝만 건드려도 아파 눈물이 날 정도의 고통을 견디며 6개월 이상 손을 편 상태로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그 후 손가락을 조금 굽히는데 한 달이 걸리고 다시 모든 손가락을 굽히는데 7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을 때, 오른손의 근육은 다 빠져 손가락이 말랑말랑해진 상태였다.

그녀는 손이 다 나으면 피아노를 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첫 피아노를 쳤을 때 암담함에 울면서 집 앞 교회에 갔다. 잘 치지는 못하는 교회 반주 피아노 소리를 들으며 하나님에게 기도했다. “저 정도만이라도 피아노를 치게 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다시 피아노 치게 해주세요”라고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하고 어린아이가 첫 피아노를 치듯이 세상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으며 음악이 주는 행복감을 놓지 않고 자신의 피아노 연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신명나는

신박 듀오를

결성하다

남보다 늦은 피아노 유학 시절 그녀는 15살 때 오스트리아 빈에서 피아노 공부를 하다 집안 사정으로 형편이 어려워 아르바이트 일을 하며 생활비를 벌던 박상욱 피아니스트를 만나 피아노 듀오를 결성했다. 당시에 피아노 듀오 결성으로 행복했지만, 아직 사람들이 잘 모르는 피아노 듀오를 시작해서 한국 사람들이 알아줄까? 내가 이것으로 밥 먹고 살 수 있을까? 라는 불안한 고민도 함께 있었다. 그때마다 성악가인 남편의 응원이 가장 큰 힘이 되었다.

그녀의 남편은 한 가지에 전부를 쏟아도 성공하기 힘든 시대에 여러 가지를 펼쳐 놓고 성공할 수 있겠냐며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한 사람들 중에 굶어 죽은 사람은 없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을 열심히 하라고 매 순간 응원해 주었다. 그렇게 그녀는 지금까지 연주했던 솔로 피아노를 멈추고 신박피아노듀오를 결성하여 피아노 듀오 연주에 몰입했다.

가장 행복한 일은

행복한 연주를 하는 것

미정 씨와 상욱 씨는 피아노 듀오 연주로 세계에서 인정을 받았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피아노 연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상욱 씨에게 미정 씨는 가장 좋은 음악가이다. 미정 씨에게 상욱 씨는 친동생 같은 파트너로 서로가 힘든 시기에 만나 좋아하는 피아노 연주를 함께 할 수 있게 되어 그들은 서로에게 고마워한다.

상욱 씨는 언제나 스스로 감동하는 곡을 연주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긍정적인 사고와 힘찬 에너지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연주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에는 유명한 프랑스 출신의 라베크 자매와 함께 스위스 피아노 듀오 페스티벌에 참석한다. 국내 팬들의 큰 사랑에 힘입어 내년 중에는 문화예술이 소외된 지역을 찾아가 전국 투어를 할 예정이다.

한때 절망적인 시기를 행복한 피아노 연주로 이겨낸 두 개의 마음은 행복을 위해 피아노 위에서 하나가 된다. 네 개의 손은 건반을 누를 때마다 단 하나의 선율이 되어 영원히 잊지 못하는 행복한 선율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절망을 딛고 행복을 연주하다, '신박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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