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2

2

2

기록과 흔적없이

사라지는 건축물

“저희가 장소 또는 공간에 간다는 것은 직접적이지 않지만 간접적인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 예를 들면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길을 걸을 때 차를 조심하라고 소리를 질러야 되는데 어떻게 보면 굉장히 평범한 이야기가 왜 꼭 그렇게 되어야 했을까? 원천적인 것부터 안전한 보행 환경이 제공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사람들에게 벌써 이런 주변 공간이 일상화되어 있는 것 같아 저희는 많은 고민을 합니다.”

12년도 건축가 렌조 피아노(Renzo Piano)가 디자인한 광화문KT 신사옥 프로젝트로 한국에 발령 받아 1년 정도 프로젝트 디자인 슈퍼 비전 진행을 맡은 박수정 소장과 심희준 소장은 많은 건축 프로젝트 문의로 13년도에 건축공방을 설립했다. 그 당시도 건축이 지어진 주변 환경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보다 사회적으로 왜 이런 건축과 조경을 할 수 없는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건축공방이 도시를 바랄 볼 때 주의 깊게 바라본 것은 건물이 지어지는 자리였다. “아파트가 생겨나면 그 전에 있던 구조들이 남아 있던 자리가 지금의 아파트가 되던지, 재개발이 되죠, 그랬을 때 10년~20년 살았던 삶의 공간이었던 곳이 어떤 기록과 흔적 없이 한 순간에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적으로 느끼고 있었어요. 그래서 이런 것을 기록할 수 있는 방식이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었어요”

한국적 무한과 순수를

폐허에 담다 ‘삶의 환영’

18년 ‘삶의 환영’ 프로젝트로 iF디자인 어워드 건축 부분에서 대상을 받은 건축공방은 북아현동 재개발을 경제적 논리의 비판적 입장보다 아파트가 무너져 철거되고 새롭게 지어지는 모습을 ‘삶의 환영’이라는 은유적 메시지로 재개발에 대한 생각을 담고자 했다.

당시 iF디자인어워드에 “삶의 환영” 프로젝트를 출시했을 때 등록된 프로젝트는 약 8000개 정도였다. 이중 건축공방은 건축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분 금상을 받았다. 해외는 한국처럼 아파트 재개발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심사위원들은 한국의 아파트 재개발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한국의 재개발에 대한 부족한 이해 속에서 건축공방 “삶의 환영’ 프로젝트가 수상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폐허의 허물어짐과 건물의 탄생에 대한 의미를 참신한 방법으로 프로젝트에 담았기 때문이다. 해외 심사위원들이 “삶의 환영”프로젝트에서 받은 강렬하고 직관적인 인상은 “무한과 순수”였다. 서양의 공간을 모방한 메시지가 아닌 굉장히 한국적이며 동양적 개성의 신비스러움과 한국의 사회적 이슈가 잘 담긴 프로젝트라는 평가를 받았다.

재개발!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

2년 동안 준비를 하면서 재개발을 바라보는 생각도 조금씩 변했다고 한다. “개인적인 비용을 들여 한 것이 아니라 국가지원이나 시 지원을 받아 진행된 프로젝트입니다. 한 2년 정도 준비하면서 재개발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재개발은 저희에게 부정적 단어였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삶의 환영’ 프로젝트가 완성되었을 때는 굉장히 중립적인 입장으로 재개발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과연 재개발이 나쁜가? 재개발이 좋은가? 과거의 삶의 모습이 좋은가? 현재의 삶의 모습이 좋은가? 앞으로 있을 모습이 좋은가? 라고 생각 해 볼 때 재개발에 대해 정확한 결론은 내릴 수 없다. 건축공방은 재개발을 둘러싼 이 다양한 입장과 느낌을 ‘삶의 환영 프로젝트’ 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다.

“삶의 환영 프로젝트가 설치되었을 때 내부는 반투명한 실루엣 재료를 사용해 사람들이 안에 들어가면 외부 공간의 환영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사람으로 표현하자면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한 생명이 죽기 직전에 대한 분위기를 느끼면 좋겠다는 취지였습니다. 실루엣 같은 재료 뒤에는 폐허가 된 북아현동 모습이 펼쳐 지기도 하고 일차적으로 개발이 된 아파트 모습도 보입니다.”

새롭게 짓는 것,

건축물의 추억을 연결하는 것

건축물은 항상 폐허의 터에서 성장하고 지어진다. 우리에게는 터에 대한 역사적 맥락은 중요하지 않고 주거지를 찾고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가족을 꾸리고 추억과 사랑을 나누며 주거지에 성장의 흔적을 남겨 놓는다. 다시 재개발로 무너지는 건축물과 함께 성장과 추억에 대한 기억은 소멸한다.

건축물과 삶이 갖는 연결된 맥락이 건축 공방에게는 삶의 환영이라는 느낌으로 다가와 옛 것의 과거를 미래에 넘겨주는 건물의 마지막 장례식 풍경의 이미지로 형상화되었던 것이다.

건축공방은 경제적 논리로 지어진 재개발 건축에서 한 걸음 나아가 한국 정서의 따뜻함이 반영된다면 한국 고유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건축물도 충분히 만들어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도시에서 건축을 짓는다는 것은 미래에 사용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용도로 건축물을 사용했을 때 건축의 역사적 레이어가 연결되어 과거의 건축적 기능과 특성이 미래에도 이어질 수 있는 건축물을 짓고자 한다.

집에 대한 따뜻한 기록 '건축공방'

여러분들의 소중한 의견을 적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