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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태양이 있는

세네갈을 향하다

빛이 주는 가치는 언제나 따뜻하다. 사계절 변화에서 느끼는 햇살은 청명함에서 강렬함으로 바뀐다. 가을이 오면 붉게 익어 겨울의 창백한 풍경으로 변한다. 저 멀리 서아프리카에서도 가장 서쪽인 사하라 이남에는 사계절이 없다. 건기와 우기만 있다. 5~6월은 활동을 못 할 정도로 덥다. 잠잠한 하늘에 모래바람이 불어 닥치면 비와 함께 비구름을 뚫고 땅에 꽂히는 번개가 친다.

그녀가 패션 공부를 하면 바라본 패션 세계는 화려했다. 그러나 핸드백을 만들고 주얼리 회사에 제품을 기획하며 부딪힌 현실은 화려하지 않았다. 열악한 봉제공장에서 힘없고 소외된 채 일하는 사람들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언제나 시간에 쫓겼다.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고된 노동을 하는 모습에 그녀는 가슴이 아팠다.

그동안 자신의 만족을 위해 패션 제품을 이용했던 그녀는 자신의 욕심을 바라보게 되었다. 나의 만족을 위해 제품을 사는 것이 누군가에게 불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차츰 깨달았다. 자신의 욕심을 위해 끝없이 사는 것보다 누군가의 불행을 줄여 줄 수 있고  만족을 느낄 수 있으면 그것이 자신의  목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했다.

그녀는 이 문제를 개인적인 방법으로 변화시키고자 했다. 아프리카 세네갈로 봉제교육을 떠났다. 그곳에 처음 도착하여 본 풍경은 강렬한 태양에서 빛나는 자연 그대로의 선명한 색이었다. 하늘은 청명하다 못해 너무나 푸른색이었다. 검은 피부에 화려한 보색 대비를 이루는 세네갈 전통의상은 기분이 좋을 때는 노래를 하고, 음악이 나오면 춤을 추는 자유분방한 세네갈 사람들에게 너무나 잘 어울리는 색이었다.

이런 세네갈 전통의상은 소규모 공방 의상실에서 만들어진다. 그녀는 개인 수공업에 가까운 민속의상을 만드는 기술을 보완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처음에는 봉제인형에서 시작해 가방까지 다양한 품목을 시도했다. 무엇보다 체형에 따른 사이즈를 고민하지 않고 가방을 동일하게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았다.

선생님,

‘자는 어떻게 사용하나요?’

서아프리카 중에서 가장 서쪽, 삼면에 바다를 끼고 있는 사막형 기후를 가진 세네갈에 붉은 해가 솟는다. 세네갈의 하루가 시작된다.
여성들은 이른 새벽부터 앞마당을 쓴다. 아침이 오면 절구로 음식 재료를 빻고 불을 지펴 음식을 준비한다. 청소나, 빨래로 경제적 생활을 시작하고 마무리한다.

어릴 때부터 이 모든 것이 일상이 된 부모들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다. 일을 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들은 엄마를 대신해 집안일을 한다. 그녀가 봉사활동을 했던 세네갈 정부에서 운영하는 다카르 여성기술 훈련원도 중, 고등학생 정도의 학생들이 다니는 곳이지만 초등교육을 받지 못한 친구들이 많다.

그녀가 처음 수업에 참관했을 때 한 학생은 자로 길이를 재는 방법을 몰랐다. 여학생들도 문맹률이 높아 수업을 진행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2년의 시간 동안 언어의 벽을 넘고 말없이 학생들을 이해하며 수업을 진행했다. 그녀의 파트너이자 동갑인 thioro 선생님과 함께 기술이 숙달되지 않은 학생에게는 다림질부터 가르쳤다. 좀 더 잘 하는 학생에게는 봉제를 가르쳤다. 학생들이 제품을 디자인하고 기획하는 것보다 현실적인 봉재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아이들이 봉제 기술을 배웠다고 바로 경제활동을 하기는 힘들다. 세네갈에는 봉제 기술이 있다고 해도 일터가 부족하다. 그녀가 봉사활동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 세네갈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 되었다. 그녀는 세리그라피 브랜드를 론칭하여 세네갈 학생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그녀는 한국에서 제품을 기획하고 디자인된 제품 도면과 작업 방법을 그녀의 파트너이자 세네갈 선생님인 thioro에게 전달한다. thioro 선생님은 작업방법을 익혀서 학생들에게 가르친다. 그동안 공부하고 배웠던 봉제기술로 세리그라피 브랜드는 완성된다.

마사이족 전통의상을

가방에 디자인하다

세리그라피 브랜드를 시작하면서 그녀가 집중한 것은 ‘아프리카의 아름다움과 도시적 일상”을 조화하는 일이었다. 도시적 느낌을 주는 ‘슈카’ 컬렉션 모티브가 된 것은 동아프리카 마사이 부족 전통의상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마사이 부족 전통의상은 빨간색 체크무늬 “슈카”를 망토처럼 두른다. 움직임이 편리하도록 앞에 매듭을 묶는 것이 특징이다. 그녀는 소수민족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깨고 이들의 아름다움을 전할 수 있는 시각적인 포인트를 매듭에서 발견했다.

아프리카를 떠올리면  소수민족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그녀는 오히려 미지 세계에 대한 편견이 아프리카를 더 힘들게 한다고 말한다. 그녀가 완성하는 디자인은 아프리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나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녀가 본 아프리카의 쾌활함과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가진 아프리카의 아름다움을 그녀는 디자인하여 세리그라피 가방에 넣고 싶었다. 

가방을 만드는 모든 활동은 윤리적인 생산과정과 환경을 중요하게 여긴다. 가방의 단가를 낮추기보다 제조하는 사람들의 인권을 먼저 생각한다. 세네갈에서 들여오는 패브릭부터 국내에서 수급하는 원단도 가능하면 식물성 천연 재료인 면을 사용한다. 생산하는 모든 가방은 가방으로 꼭 들어가야 하는 가죽이나 PVC 소재가 들어가 있지 않다.

사람들이 에코백 정도로 여기는 아쉬움이 남아 있지만 환경에 해롭지 않는 대체 가죽이나 파인애플 섬유를 사용하는 리사이클 소재를 사용하려고 한다.

‘슈카’ 컬렉션을 시작하면서 매출의 10%는 비영리민간단체인 아프리카인사이트에 기부된다. 아프리카 인식개선과 권리를 보호하는 캠페인에 사용되고 있다.

Extra + ordinary Life

세리그라피

세리그라피는 실크스크린 인쇄 기법을 말한다. 하지만 그녀가 태양의 나라에서 본 보색대비 컬러와 전통의상의 화려한 문양을 표현하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브랜드 이름이기도 하다. 그녀가 만든 모든 제품에는 시각적 유쾌함이 들어있다. 화려한 가방 컬러는 단조로운 일상에 작은 일탈을 누리는 감각적인 기분을 전한다. 제품마다 자신의 개성과 변화를 리본이나 매듭으로 표현할 수 있다. 평범한 일상에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가치를 더할 수 있는 브랜드다.

생산자에게 힘이 되는 프로세스로 삶에 가치를 더하고, 좋은 제품으로 소비자에게 만족을 주는 브랜드를 만들고 있다. 아직은 작은 브랜드가 추구하기에 큰 가치이지만 다르게 보면 너무 당연한 생각이어서 내세우는 것이 부끄럽다고 그녀는 말한다. 만약 그동안 소비가 그녀처럼 누군가의 아픔이 되지 않는지 고민했던 소비라면, 소비가 환경과 동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민했다면 그녀의 세리그라피는 이 모든 기준을 충족시킨다.

그녀의 과감한 도전이 만든 올바른 생각이 한 걸음 한 걸음 사람들에게 전달될 때마다 그녀와 함께하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진다. 세네갈 학생들의 미래도 점차 밝아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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